취미/책

책 속 좋았던 글귀 이모저모 ʕ”̮ॽु

ihatepaprika 2024. 12. 11. 08:24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나’라는 일인칭 세계에서 ‘너’라는 타인에게로 시야를 넓혀온 김연수가 나와 너, 그리고 우리, 그 전체를 조망하는 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태어난 지 일 년도 안 돼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작가로 자란 한 여자가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한국 진남으로 향해 섬뜩하고 고통스러운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자신의 이름이 어째서 카밀라인지에 대한 물음에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인 거지”라는 무책임한 대답 말고는 들을 수 없는, 불완전한 과거조차 갖고 있지 못한 한 여자가 있다. 카밀라는 양부에게서 건네받은, 앳돼 보이는 여자가 어린아이를 안고 동백나무 앞에 서 있는 사진 한 장에 의존해, 한국 진남으로 향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자신의 과거와 친부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약속한 듯 진실을 감추려 든다. 진실에 가닿기 위한 모든 것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카밀라는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한 번 더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다. 카밀라가 태어난 해인 1988년. 카밀라의 엄마 정지은은 친오빠의 아이를 낳았다는 추악한 소문에 휩싸인 채 모두의 외면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이를 입양 보내게 되었고, 외롭게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불경한 소문은, 그 나잇대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질투심에서 시작되었다. 진실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는 사실들만이 떠오르지만 카밀라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 심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데……. 저자는 우리에게 서로가 건너기 힘든 아득한 심연이 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엄마가 자신을 낳아서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면, 이제 자신이 엄마를 생각해서 엄마를 존재할 수 있게 해야만 한다는 카밀라의 결심을 통해 확신과 정답으로 가득한 세계만이 진실이 아니며 카밀라, 혹은 우리가 다양한 경우 중에서 선택해서 받아들이는 것 역시 진실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저자
김연수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5.10.03


 
당신이 빛이라면
다양한 SNS를 통해 기발한 언어유희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SNS 시인들의 활약은 날이 갈수록 익살스러워지고 있으며, 읽는 이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익살과 풍자와 말장난에 재미를 느끼면서도 가끔 단어를 세심히 골라 쓰고 감정을 진실되게 표현한 진짜 ‘시’에 갈증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이 빛이라면』의 백가희는 그런 목마름에 봄비 같은 해갈을 가져다줄 ‘시인’이다. 책에는 무려 125편에 달하는 시와 그에 걸맞은 짧은 산문이 실려 있다. 봄과 함께 방문한 설레임, 여름의 무더위에 동반되는 사랑의 권태로움, 얼어붙을 듯한 한겨울에도 발견되는 따뜻한 감정들을 언어에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
백가희
출판
출판일
2017.04.21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살아가다 보면 작은 소란에도 삶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날이 있다. 가장 믿고 의지하던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기도 하고, 뜨겁게 사랑하던 사람이 어느새 가장 차가운 사람이 되어 있기도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걸 이미 깨달아버린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대려 한 자신을 자책하고 다시 또 혼자를 연습한다.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에는 외롭고 힘들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는 사람들을 감싸 안는 글 177편이 담겨있다. 독립서점 베스트셀러 《어느 날 뚜벅이가 걸어왔다, 말을》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혼자인 밤을 위로해주었던 작가의 글 중에서 그간 수십만 명의 공감을 받았던 글, 독자들이 깊이 아껴준 글들을 중심으로, 지금껏 공개한 적 없던 글들까지 함께 실었다.
저자
강송희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17.04.28


 
무지개 곶의 찻집
상처 입은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찻집 이야기 『무지개 곶의 찻집』. 작가가 자신의 고향에 실제로 존재하는 ‘무지개 케이프 다방’을 취재하여 그곳의 풍광과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설이다. 일본 치바 현의 한적한 시골 마을, 해안 절벽 끝 작은 찻집.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며, 신비할 정도로 맛있는 커피와 손님에게 꼭 맞는 음악을 선사하는 찻집 주인 에쓰코는 홀로 찻집을 꾸려가고 있다. 아내를 잃은 젊은 남성과 어린 딸, 취업난으로 진로를 고민 중인 청년,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침입한 도둑, 젊은 시절 활동했던 밴드와 다시 공연하는 꿈을 키워가는 에쓰코의 조카, 오랫동안 에쓰코에게 연정을 품었던 단골손님 등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린 그들은 우연히 ‘무지개 곶의 찻집’을 찾아와 에쓰코의 위로를 받고 새로운 희망을 만나는데….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
출판
샘터(샘터사)
출판일
2012.05.29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리커버 에디션)
2022년 출간 후 단숨에 외국 소설 분야 1위,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울린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읽는 내내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주인공에 이입되어 그리운 사람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고마운 책” 등 독자들 사이에서 크게 입소문이 난 이 책은 2022년 20만 부 이상 팔렸으며, 현재도 그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리커버 에디션은 20만 부 판매 돌파를 기념한 것으로, 믿고 보는 일러스트레이터 반지수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화사한 봄날을 배경으로 재탄생했다. 기차 사고가 일어날 줄을 꿈에도 모른 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어느 날을 그려내고 있어 소설의 내용을 알게 되면 안타까움과 슬픔이 더 크게 다가온다.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한순간에 잃고 후회와 절망 속에서 잿빛 같은 하루하루를 살던 사람들이 ‘유령 기차’의 존재를 알게 되고 사고로 숨진 가족, 연인을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면서 비로소 다시 살아갈 희망을 되찾는 과정이 표지의 분위기에 그대로 묻어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평범한 아침 인사가 마지막이 될 줄 알았다면 그렇게 보내진 않았을 텐데….” 남겨진 사람과 떠나간 사람 모두가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서 만나 진정으로 슬픔을 치유하게 되는 가슴 따뜻한 휴먼 판타지 소설.
저자
무라세 다케시
출판
모모
출판일
2022.05.09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집필과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특별하다. 1979년 데뷔 이래, 하루키는 각종 문예지에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을 발표했고, 대부분 그 글들을 책으로 엮어 공식 출간했다. 그중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아 팬들 사이에서도 오랜 미스터리로 남은 작품이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1980)이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 사이에 벽이 세워지기 시작한 2020년, 그는 사십 년간 묻어두었던 작품을 새로 다듬어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삼 년간의 집필 끝에 총 3부 구성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세상에 내놓았다. 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70대의 작가가 청년 시절에 그렸던 세계를 43년 만에 마침내 완성한 것이다. “내가 쓴 소설 가운데 책이 되어 나오지 않은 것은 거의 없을 텐데, 이 작품만은 일본에서도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아직 한 번도 출판되지 않았다. (…) 그사이 나는 서른한 살에서 일흔한 살이 되었다. (…) 어쨌거나 이 작품을 이렇게 다시 한번, 새로운 형태로 다듬어 쓸 수 있어서(혹은 완성할 수 있어서) 솔직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 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신경쓰이는 존재였으므로. (…) 그것은 역시 나에게(나라는 작가에게, 나라는 인간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가시였다. 사십 년 만에 새로 쓰면서 다시 한번 ‘그 도시’에 돌아가보고, 그 사실을 새삼 통감했다.” _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작가 후기에서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3.09.06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죽고 싶어 하는 소녀 이치노세 쓰키미와 사신에게 수명을 팔아넘긴 대가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은시계를 얻은 남자 아이바 준, 두 사람이 펼쳐내는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공초월 로맨스. 2019년 2월, 일본의 인터넷소설 투고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에서 한 작품이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페이지를 넘기는 게 두려워진 건 이 책이 처음”,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어진다”, “이 소설을 읽고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는 평을 얻으며 연애 분야 일간 1위에 오른 이 작품은 바로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원제:《죽고 싶어 하는 소녀의 자살을 방해하고 놀러 다니는 이야기(死にたがりな少女の自殺を邪魔して、遊びにつれていく話)》)이다. 뛰어난 신인 작가의 발굴장이자 인기 작품을 다수 배출해내기로 유명한 〈소설가가 되자〉에서도 드물게 명작 중의 명작으로 손꼽히며 입소문을 탄 이 작품은 2020년 제8회 인터넷소설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에 이른다. 스스로 수명을 포기하고 3년 시한부 인생을 선택한 아이바 준과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이치노세 쓰키미의 이야기는 우리가 보통 끝이라고 생각하는 ‘죽음’에서 시작해 점차 ‘삶’으로 나아가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뿐 아니라 사랑과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묵직한 여운 또한 남길 것이다.
저자
세이카 료겐
출판
모모
출판일
2022.05.09


 
에디토리얼 씽킹
상품, 지식, 뉴스, 데이터, 브랜드, 콘텐츠 등 모든 것이 포화 상태인 시대, 오늘날의 창조는 더이상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유’에서 ‘유’를, 즉 이미 있는 것들을 어떻게 ‘편집(edit)’하느냐에 달려 있다. 흩어져 있는 것들에 질서를 부여하고 잡음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직무, 에디터의 사고법을 통찰한 책 『에디토리얼 씽킹』은 편집의 프로세스를 수집, 연상, 범주화, 프레임, 컨셉 등 12가지 키워드로 정렬하여 또렷한 초점으로 보여준다. 키워드마다 등장하는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미술작품들을 매개로 탁월한 편집자라 할 수 있는 그들의 창조의 비밀을 엿보는 동안,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책. 매거진 에디터로 20년간 일하며 연마한 인지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예술서 작가, 그림책 전문가, 버벌 브랜딩 전문가 등으로 에디팅의 가치를 끊임없이 확장해온 멀티 플레이어 최혜진의 노하우를 총정리한 『에디토리얼 씽킹』은 에디터는 물론 기획자, 창작자 그리고 창의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최혜진
출판
터틀넥프레스
출판일
2023.12.22


 
듄 1(DUNE)
사자 왕조와 랜드스라드 대가문, 우주 조합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대가 개막된 지 1만여 년 후. 칼라단 행성을 다스리던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황제의 명령과 대가문의 지지를 받아 듄이라고 알려진 사막의 행성, 아라키스로 떠날 준비를 한다. 아라키스는 예지력과 통찰력을 부여하는 '멜란지'의 유일한 생산지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수장 레토 공작은 이것을 가문의 세력을 다지고 확장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그리고 그들이 칼라단으로 떠나기 며칠 전, 비밀에 싸인 베네 게세리트 집단의 대모가 찾아와 레토 공작의 아들 폴을 시험한다. 무시무시한 시험을 이겨낸 폴에게 대모는 그가 어쩌면 네 게세리트 집단이 기다리던 '퀴사츠 해더락'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남기며 떠난다. 물 한 방울 없는 사막 행성, 아라키스에 도착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악랄한 수법으로 아라키스의 원주민 프레멘들을 착취하던 이전 통치자, 하코넨 가문과 황제의 공격에 맞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뜻밖에 외부로부터의 공격이 아니라 믿었던 가신의 배신으로 몰락의 길에 들어선다. 레토 공작은 적의 손에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폴과 그의 어머니 제시카는 죽음의 사막으로 도망친다. 블라디미르 하코넨 남작이 아라키스의 통치권을 되찾으며 의기양양해하는 순간, 그들은 프레멘들의 우상이자 황제의 신하였던 카인즈 박사의 도움으로 뒤쫓는 하코넨의 마수를 피해 사막의 폭풍 속으로 뛰어든다. 한편 하코넨으로부터 간신히 도망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신하들은 복수를 다짐하며 사막의 행성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 그리고 가문의 몰락과 함께 폴은 자신이 누구보다 뛰어난 예지 능력을 지녔으며, 베네 게세리트 집단이 유전자 교배를 통해 가꾸어온 무시무시한 계획의 최종 산물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베네 게세리트 레이디인 자신의 어머니, 제시카와 함께 행성의 원주민 프레멘들 사이에 끼어들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들은 오래전 프레멘들 사이에 베네 게세리트의 보호 선교단이 심어놓은 전설에 따라 폴과 제시카는 외계에서 온 구원자로 추앙을 받는다. 프레멘의 지도자가 된 폴은 그들을 이끌고 '무앗딥'이라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이름을 떨치며 하코넨 가문을 죄어든다. 그러자 혼란에 빠진 듄을 차지하러 샤담 황제가 대함대를 이끌고 쳐들어온다. 아라키스 행성을 둘러싸고 우주의 정치적 세력 균형이 흔들리고 있을 때 폴은 예지력을 통해 인류 역사의 움직임을 보며 이것이 결국 살아남기 위한 종족 간의 거대한 싸움임을 깨닫는다. 황제의 군대는 폴이 이끄는 프레멘 군대에 여지없이 패하고 하코넨 남작은 폴의 동생 엘리아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폴은 결투를 통해 새로운 하코넨 남작이자 베네 게세리트 비밀 계획의 또다른 산물인 페이드 로타를 죽임으로써 하코넨에 대한 복수를 마무리하고, 황제는 감옥 행성 살루사 세쿤더스로 쫓겨나게 된다. 그리고 폴 무앗딥, 프레멘의 전설의 구세주는 드디어 전 우주의 왕좌에 올라선다.
저자
프랭크 허버트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21.01.21